집에서 볼만한 영화 추천! 방콕행 영화 열차 출발~
“가을 어디 갔어, 가을 어디 갔냐고!” 아무리 외쳐도 계절은 야속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가네요. 가을 산책 나가기 위해서 얇은 재킷과 코트 몇 벌을 샀는데,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하고 옷장 안으로 넣어야 하고요. 속상하기만 하네요.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자꾸만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가게 되는 요즘입니다. 겨울이 오는 게 실감이 나네요. 그렇지만 겨울이라고 건조한 상태로 멍하니 있을 순 없죠. 오늘은 계절과 계절 사이 외출을 하자니 번잡스럽고, 집에서 웅크리고 있자니 심심한 당신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가을과 겨울 사이, 방콕행 영화 열차입니다. 간절기의 건조한 당신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영화들로만 구성했습니다. 이 영화들과 함께 2014년의 해피엔딩을 미리 계획해보시길.
◎ 연인과 함께라면 긴 겨울밤도 두렵지 않으리~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그녀(Her)>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메인 예고편
흔히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들 하죠. 안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리송하기만 들리는 말입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결혼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연인들에게 하나의 지침서가 될 수 있겠네요. 여기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생 행복할 것 같던 신혼은 잠시뿐, 현실 속에서 서로의 모습에 실망하게 되고, 후회하게 됩니다. 과연 이 커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미지 출처 : 영화 '나의사랑 나의신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영화 속 조정석, 신민아의 달달한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신혼부부라고는 하지만 마치 연애를 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귀엽고 아기자기합니다. 현실감 있는 대사들에도 귀가 쫑긋하네요. 사랑만으로는 결혼이 불가능할까?, 결혼 후 사랑이 변한 걸까? 등의 물음이 영화 속 대사로만 들리지 않네요. 연인과 함께 본다면 둘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서로 돈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녀(Her)> 메인 예고편
영화 <그녀(Her)>는 인간이 아닌 존재와 사랑에 빠지는 이상한 러브스토리입니다. 자신의 단말기 운영체제와 직접 대화하며 모든 일을 처리를 할 수 있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있는 근 미래가 이 영화의 배경이죠. 남자주인공 테오도르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은 바로 음성인식 운영체제입니다. 사만다라는 이름의 운영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으며 테오도르와 자유롭게 대화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영화 '그녀(Her)']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를 통해서 행복을 되찾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사랑에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죠. 이 둘의 관계는 복잡하고 상징적인 구석이 너무 많아서 하나의 관계로 정의하기 힘든 면도 있어요. 그러나 영화는 어떻게 상대를 사랑해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나가야 하는지 천천히 말하고 있죠. 사랑은 '상대'보다 '왜'가 더 중요한 감정이 아니냐고 되묻는 영화입니다.
◎ 아버지와 아들에게 추천하는 가족영화! <나의 독재자>, <보이후드(Boyhood)>
<나의 독재자> 메인 예고편
영화 <나의 독재자>는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 등으로 유쾌한 상상력을 보여준 이해준 감독의 작품입니다. 성근(설경구)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의 대역으로 회담의 리허설 배우로 채택이 되죠. 그는 몸짓, 말투, 생각 모두 김일성이 되도록 연기 연습을 했지만 결국 리허설이 무산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그는 김일성이라는 인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죠. 아들 태식(박해일)은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데려와 같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영화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갖는 미움의 감정이 나중에는 사랑의 감정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소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의 압권은 김일성을 흉내 내는 설경구의 연기죠. 20여 년 뒤 노년의 성근을 연기하는 후반부는 특수 분장까지 더해져 한층 더 현실감이 있습니다. 마치 진짜 김일성이라도 되는 양 굴며 아들 태식을 곤경에 빠뜨리는 성근의 모습에 웃음을 짓다가도 불현듯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내비치는 모습에는 마음이 짠해지더라고요.
<보이후드(Boyhood)> 메인 예고편
영화 <보이후드(Boyhood)>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비포 삼부작으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신작입니다. 놀라운 것은 6살 소년이 실제로 18살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렌즈에 담았다는 것인데요. 12년 동안 매년 만나 15분 분량을 촬영했다고 하네요. 영화에는 어른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들, 일상이라는 이름의 복잡다단한 성장기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어요. 지난한 과정을 촘촘히 이어 붙인 일기장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의 흐름 그 자체이며 누군가의 성장 과정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고스란히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나의 모든 순간도 이와 같았구나, 나의 삶도 한 편의 영화였구나 하며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겨울이면 생각나는 O.S.T가 인상적인 영화! <이터널 선샤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터널 선샤인 O.S.T <Beck - Everybody's Got To Learn Sometime>
침대위에서 깼을 때, 바다 위의 모래사장이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 영화죠. 영화 <이터널 선샤인> 입니다. 평범하고 착한 남자 조엘과 화려하고 따듯한 여자 클레멘타인은 한눈에 반했고, 서로 사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격차이에 점점 지쳐가게 되죠. 결국은 다툼 끝에 헤어지고, 서로에 대한 기억이 자신을 아프게 할 때 즈음 서로의 기억을 뇌에서 삭제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조엘은 그녀와의 기억을 떠올릴수록 그것이 단순한 '기억'이 아닌 소중한 '추억'임을 깨닫게 되죠. 화면만큼이나 음악도 말랑말랑합니다. 연주곡 외에도 벡(Beck), 폴리포닉 스프리(The Polyphonic Spree) 등의 다재다능한 뮤지션의 곡들도 확인할 수 있고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O.S.T <Quruli - Highway>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겨울 바닷가를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죠. 츠마부키 사토시의 풋풋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리가 불편해 거의 외출을 했던 적이 없는 조제와 대학을 갓 졸업한 츠네오의 연애 이야기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장애가 없더라도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서정적인 록음악을 추구하는 쿠루리(Quruli)의 감성적인 음악이 더해져 잔잔한 감동을 전달합니다.
“우리가 순간을 붙잡는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것 같아.” <보이후드>중 함께 앉은 여학생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소년이 읊는 대사입니다. 생각이 깊어지는 시기라서 그런지 더 공감이 되네요. 자칫 무기력감에 빠지기 쉬운 때입니다. 지나간 한 해의 후회 때문에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고요. 추천한 영화와 함께 지난 계절은 어땠는지, 올 한 해는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은 옆에 있는 이에게 그리고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에게 여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쪼록 온기를 잃지 않고 겨울을 맞이했으면 좋겠네요.
집에서 볼만한 영화 추천! 어떠셨나요~?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칼럼리스트이십니다. 음악 외에도 샤방샤방한 영화, 소설 등도 좋아하여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자주 쓰고 때로는 진지한 성향의 아이템을 논하기도 하세요. 음악 웹진 <웨이브>와"><웨이브>와 NAVER <오늘의 뮤직>, KT음악포털 <도시락>,"><도시락>, 그 외 여러 잡지에 투고를 하시면서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시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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