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도 드라마도 더 리얼해졌다, 요즘 방송 트렌드
실제 상황 속 사람들을 관찰하는 이른바 관찰 예능이 리얼리티 쇼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죠. 추사랑의 애교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혜리의 ‘이이잉~’ 한방으로 현역과 예비역 모두를 들썩이게 만든 MBC <진짜사나이>, 원시 정글 속으로 연예인들을 몰아넣고 생존기를 엿보는 SBS <정글의 법칙> 등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로그램이죠. 요즘의 TV는 한발 더 깊숙이 일상 속으로 침투합니다. 가족, 학교, 직장 속으로 연예인들이 뛰어듭니다. 멀게 느껴졌던 스타들을 평범한 가족으로, 친구로, 직장동료로 만나게 되죠. 어디까지가 예능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누가 일반인이고 연예인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네요. 자~ 오늘은 일상 속으로 들어온 TV, 어느덧 대세로 자리 잡은 리얼리티형 프로그램에 대해서 분석해보죠.
◎ 내 학교에, 내 회사에 연예인이 산다!
[이미지 출처 : JTBC '학교다녀오겠습니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16회 예고편
교실에 몰래 잠입한 연예인이 ‘짜자잔’하고 나타나고, 학생들은 놀란 눈으로 스타를 향해 뛰어드는 풍경. 아~ 이제는 식상하죠.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등교부터 하교까지 아니 야자까지 동거동락합니다. 학창시절이 그리운 연예인 어른들과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실제 고등학생들이 함께 하는 학교생활을 담고 있어요. 실제 학사일정과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때로는 졸기도 하며 리얼한 모습을 담아냅니다. 지각할까봐 부리나케 뛰어가고, 쉬는 시간에 쪽잠을 자며, 수학시간에 문제를 풀지 못해 안절부절하는 모습은 그 시절 혹은 지금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죠. 그래서 스타들이 더 친근감 있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미지 출처 : tvN '오늘부터 출근']
tvN <오늘부터 출근> 7회 예고편
<오늘부터 출근>은 대한민국 샐러리맨을 삶을 대변합니다. 8명의 연예인이 한 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지요. 철없어 보이는 은지원, 엄친아 로이킴, 자유로운 영혼 박준형, 직장생활 유경험자 김성주, 나이만큼 묵직해보이는 JK 김동욱 등 다양한 캐릭터가 조직 생활의 다양한 장벽에 맞닿게 되죠. 누군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저때는 나도 그랬지 하면서 추억을 곱씹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의 드라마에서는 실장님과 재벌 2세만이 가득했었죠. 업무는 뒷전이고 전화통화와 수다에 매진하던 직장인의 모습 만이 그려져서 공감하기 어려웠었죠. <오늘부터 출근>은 리얼한 회사의 모습 그리고 회사원의 애환이 묘사되는 부분이 많아서 좋더라고요.
◎ 이방인의 한국 생활기, 서른 즈음 여자들의 일상
MBC <헬로 이방인> 2회 하이라이트
방송이 일상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서, TV는 익숙한 얼굴이 아닌 아예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일반인이 주인공으로 설 때 인위성이 최소화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기 때문이죠. <헬로 이방인>은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배우 김광규가 다양한 국적과 매력을 지닌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리얼 관찰 버라이어티입니다. SNS에 한국생활과 관련된 자신만의 개그 동영상을 올려 지금까지 팔로어수 72만명을 자랑하는 SNS 스타 미국인 출신 데이브, 훈훈한 매력으로 밴드 보컬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통해 모두를 놀라게 한 파키스탄의 알리, 일본 톱 탤런트 후지이 미나, 요즘 예능의 신흥 대세 강남, 사막의 나라 리비아에서 온 미모의 서울대생 아미라 등 다양한 국적만큼 개성 또한 넘치는 출연자가 대거 등장하죠. 이방인 청춘남녀가 한 집에서 머물며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알콩달콩 묘사됩니다.
SBS <달콤한 나의 도시> 9회 하이라이트
<달콤한 나의 도시>는 좀 더 파격적이죠. 서른 즈음의 일반인 여성 4명의 일, 연애, 결혼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출연자들의 일과 사랑, 그 안의 눈물과 화해 등은 또래의 다른 여성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죠. 누군가는 일과 가족 때문에 눈물을 흘렸고 다른 이는 사랑 때문에 울었죠. 가족과 싸우고 화해하며 그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 이도 있었고, 사랑하는 이와 재결합 후 사랑이 더 단단해진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일상의 다양한 감정을 여과 없이 솔직히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죠. 타인의 일상을 통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고단한 청춘의 자화상
[이미지 출처 : tvN 드라마 '미생']
tvN <미생> 4회 하이라이트
임시완의 가슴먹먹한 연기로 초반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생>에는 평범한 그래서 고단한 청춘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장그래(임시완 역)는 아픈 아버지와 가난한 집안 때문에 일과 바둑을 병행해야 했고, 그래서 결국 입단에 실패하여 비정규직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난 그냥 열심히 하지 않은 편이어야 했다.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지 않은 것으로 해야 했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것이다.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뿐이다.” 실패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그저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되뇌는 장그래. 그래서 그의 다짐은 더욱 뭉클하고, 감동적이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목소리 같기도 하고요.
[이미지 출처 : SBS '모던파머']
SBS <모던 파머> 첫방송 예고편
<모더 파머>는 한때 잘 나가던 록밴드 엑소 멤버들의 이야기입니다. 홍대를 주름 잡던 그들이지만, 현재는 그 시절만큼 화려하지 않아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거나, 가망 없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려 있죠. 이들이 배추 농사에 뛰어드는 것은 여전히 음악이라는 꿈을 꾸기 때문입니다. 귀농한 록밴드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하나 배경에는 청년 실업, 귀농귀촌 열풍이라는 가볍지 않은 현실이 반영되어 있죠. 그러나 엑소 멤버들은 쉽게 지치지 않는 패기와 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때로는 무모하게 보이지만 그들을 더욱 응원하게 되는 이유기도 하지요.
TV속 인물들의 모습이 지나온 삶의 모습과 그리고 현재의 우리 고민과 닮아있다고 느끼지 않나요? 어쩌면 그래서 더 웃음을 자아내는지도 혹은 더 가슴이 먹먹해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허황된 꿈보다는 지금의 일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서서히 바람이 차가워지는 시기입니다. 여러분의 학교는, 일터는, 가족은, 연인은 안녕한가요?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며 일상을 꾸려나가는 모든 분들이 주인공입니다. 그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칼럼리스트이십니다. 음악 외에도 샤방샤방한 영화, 소설 등도 좋아하여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자주 쓰고 때로는 진지한 성향의 아이템을 논하기도 하세요. 음악 웹진 <웨이브>와"><웨이브>와 NAVER <오늘의 뮤직>, KT음악포털 <도시락>,"><도시락>, 그 외 여러 잡지에 투고를 하시면서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시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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