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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Story/맛있는 Story

영국에서 가장 Hot 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레스토랑 'Fifteen'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요리사는? 혹시 제이미 올리버가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 제이미 올리버는 방송출연도 하고 영국의 급식 개선 운동을 주도하면서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요, 런던에 가면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어요. 도미노 크리에이티브 기자단 짧은이야기님이 런던의 제이미 올리버 레스토랑을 다녀왔는데요, 과연 어떤 맛을 선보일지 함께 만나볼까요?  


 

제이미 올리버는 90년대 말 침체기의 영국 요리계에 나타나 대중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요리사입니다. 영국의 급식 개선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방송에서 소개하면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인기 요리사가 되었답니다. 그의 레스토랑은 비행청소년에게 요리법을 가르쳐 바른 길로 인도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네요.

 

전통요리 면에서는 그다지 내세울 게 없는 영국이지만 알고 보면 영국인은 요리에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 영국인에게 가장 관심 있는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정원 가꾸기와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더군요. 심지어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요리에 관한 프로그램이거든요. 요리 프로그램만도 일주일에 열 개가 넘게 방송된다나요? '어떤 집이 맛있나' 하는 맛집 탐방 종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늘의 요리>처럼 요리하는 방법을 다룬 진짜 요리 프로그램 말이에요.
 
그 와중에 가장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누리는 이라면 단연 제이미 올리버와 고든 램지죠. 음식에 관한 한 완벽주의에 장인 이미지를 가진 고든 램지는 대표작 <헬스 키친 Hell's kitchen>으로 잘 알려졌다시피 다소 괴팍하고 독선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방송 내내 요리사들에게 방송에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욕을 내뱉은 부분을 '삐~ 삐~' 하는 소리로 가려야만 하죠.
 
반면에 제이미 올리버는 '옆집 아저씨' 이미지를 가진 젊은 요리사입니다. 친환경적이고 쉬운 요리 방법을 제시하며 동물에게 더 나은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무차별적인 도살을 방지하자거나 아이들 급식 환경을 개선하자는 등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사회의식을 전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영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국인'에 대한 앙케이트에서 항상 1, 2, 3위를 다툴 정도로 영국인은 제이미를 무척 사랑한답니다. 고든 램지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평가잡지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에서 별 세 개를 받은 엄청난 요리사라서 감히 레스토랑에 가볼 생각도 못했지만 제이미 올리버는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한 이미지니 다소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이번 영국 여행에서 꼭 그의 레스토랑을 방문하기로 결심했지요.





현관 위 1884년이라는 숫자가 보이죠? 그 아래쪽을 보면 'free library'라는 글귀도 보일 거예요. 원래는 도서관이었는데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바뀌었어요. 


 

 

이곳 도서관은 원형으로 되었나 봐요. 제이미가 이 건물을 인수하면서 그 형태를 그대로 두어서 다행입니다. 제이미의 인기를 반영하듯 레스토랑이 손님으로 차고 넘칩니다. 예약을 안 하고 온 저는 밖에서 20여 분 기다려야 했답니다.

 


 
테이블 한쪽으로는 오픈한 주방에서 젊은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이미는 정통 고급 레스토랑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 등 여러 종류의 식당을 운영하는데요, 제가 지금 있는 곳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비싸리라고 예상하고 들어왔는데 어라? 생각보다 저렴해서 다행입니다. 스파게티나 스테이크 같은 메인요리를 10~15파운드에 먹을 수 있다니 런던 물가를 생각하면 하나도 안 비싼 편에 속하거든요.

 
 

 

뭘 고를까 메뉴판을 들고 한참 망설이는데 칠판에 정겹게 쓴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sea bream이라면 생선에 로켓과 양파 등 샐러드가 곁들여 나오는 음식이로군요. 섬나라 영국에 왔으니 피시 앤 칩스 말고 또 다른 생선 요리를 하나쯤 즐겨도 좋겠죠. 주방장 특선으로 나오는 '오늘의 요리'이기도 하니까요.

  
 



드디어 sea bream이 나왔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감성돔'이라고 하는군요. 신선한 돔과 채소가 잘 어울립니다. 문제는 배가 안 부르다는 것.

 


 
남은 위장은 이 스파게티가 달래주었죠. 소스를 뭘로 만들었기에 이렇게 향긋할까 감탄하면서 먹었답니다.
 
 
 

천천히 식사를 하고 나왔는데 여전히 자리는 꽉 차 있고 사람들은 줄을 서 있네요. 제이미의 인기가 실감납니다. 음식이 맛있으니 그 인기가 지속되겠지만요.

 
 

 


하지만 제이미의 정신을 알고 싶다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아닌 바로 이곳 피프틴 Fifteen에 와야 해요. 런던에서도 가장 낙후한 지역 중 한 곳인 북동부, 그것도 골목길에 있어서 사람들에게 묻지 않으면 위치를 찾기조차 어렵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제이미의 피프틴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물을 때마다 한 사람도 예외없이 레스토랑 위치를 잘 알고 설명해주더군요. 외관 사진을 찍으려고 왔다 갔다 하는 동안에도 택시가 숱하게 와서 사람들을 내려놓고 갑니다. 제이미의 높은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내부가 왜 썰렁하냐고요? 레스토랑은 12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그 전에 도착했더라도 입구 쪽에 마련된 바에 앉아서 대기해야 하거든요. 이건 대기 시간 중에 찍은 사진이고요.

 

 

이곳이 대기하는 바인데요, 12시가 되어 테이블을 안내받아 가면서 사람들이 쫘악 빠졌을 때 얼른 찍었습니다. 저쪽에는 제이미의 친환경용품을 판매하고 있네요. 수익은 그가 하는 각종 사회사업에 쓰이죠.

 
 

 

저도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참고로 제이미의 피프틴은 예약하지 않고 방문한다면 헛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갔답니다. 혼자 먹더라도 아무도 눈치 안 주니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자, 메뉴를 골라볼까요? 이곳에서도 점심이라면 25파운드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세트 메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럴 경우 선택 폭이 좁아지지요. 돈을 다내고 웨이터 추천하는 요리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아껴서 여행경비에 보탤 것인가 고민하다 첫번째 항목을 선택합니다. 돌아와서 굶주리더라도 여행할 땐 그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누려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과감하게 추천받은 음식들-전채요리로는 카르파치오, 메인요리로는 립아이 스테이크-을 골랐습니다! 제가 카르파치오를 고르자 테이블 서빙 담당자가 눈을 찡긋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군요.

 

 

먼저 빵과 올리브유가 나옵니다. 달지 않고 향긋한 빵에 어울립니다.
 
 
 

그리고 카르파치오가 나왔습니다. 종업원이 말합니다. "너무 맛있을걸~! 나도 제일 좋아하는 요리야. 즐겨!" 그래야죠.

 

 

저는 카르파치오 같은 요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익숙하지도 않아서 레스토랑에 오기 전 추천을 받고도 좀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이건 뭐~ 먹는 순간 그 새콤달콤한 풍미에 '음~' 소리가 절로 납니다. 저 쇠고기와 채소와 견과류가 어우러져 내는 맛은 정말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담당서버는 다른 테이블로 가는 사이에 그 소리를 듣고는 제게 웃음을 보냅니다.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먹었는지, 옆자리와 건너 자리에 앉은 손님도 저를 힐끗거리다 카르파치오를 선택하더군요. ^^

 


 

이제 본 메뉴인 립 아이 스테이크예요. 저 뒤로 칵테일도 보이죠? 카르파치오를 먹고 너무도 감동한 나머지, 에라 모르겠다하고 시켜버렸어요. 음식도 맛있지만 종업원들이 얼마나 친근한지, 혼자 온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잘 챙겨주어서 무척 즐거운 식사였답니다.

 


레스토랑 한쪽 벽에는 제이미와 요리사들의 사진이 있더군요. 오른쪽에서 네 번째, 양팔을 들고 입을 한껏 벌린 이가 제이미 올리버입니다. 제이미를 소개하면서 친근하고 소박한 이미지에,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렸지요? 그가 피프틴을 연 것도 '음식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미션을 위해서입니다. 런던에서도 낙후하여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는 북동쪽, 이 동네는 정말 피프틴 말고는 갈 이유가 거의 없는 동네거든요. 그런 동네 거리 15번지에 요리사 15명으로 문을 열었다고 해서 이름이 피프틴이 되었어요.
 
요리사 15명은 제이미가 갈 곳 없는 청소년 15명을 거두어 키운 친구들이랍니다. 지금도 피프틴에서는 요리사 견습생과 서버를 뽑는데 내용이 이렇습니다. '노숙인 청소년, 전과자거나 알코올중독, 마약중독이었던 청소년 누구라도 오세요.' 꿈을 잃은 아이들을 모아 요리를 가르쳐 인생을 변화시킴으로써 제이미는 그렇게 요리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뭐, 제이미라고 인간적인 단점이 없고 실수를 안 하겠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기꺼이 요리를 가르치고 삶의 희망을 주려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참, 제이미의 피프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무조건 1파운드는 강탈(?)당한답니다. 청소년을 요리사로 키우는 프로그램에 후원금이라면서 1파운드를 강제 청구하거든요. 제이미의 레스토랑에서 저는 영국에서 먹은 모든 식사 중 가장 비싼 비용을 지불했지만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요리를 맛본 데다 영국 뒷골목 청소년의 꿈에 희망의 물을 준 뿌듯함까지 더해져 비싼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았답니다.


 

Creator. 도미노 크리에이티브 기자단 '짧은이야기'

도미노피자와 인연을 맺은 블로거분들이 사외필진으로 참여해 다양한 시각에서의 도미노피자 이야기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블로거들을 통해 들어보는 다채로운 이야기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